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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구해주세요①] 네가 원하는 게 뭐니?…'왜'를 물어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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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낙산사복지재단 댓글 0건 조회 2,971회 작성일 12-01-3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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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구해주세요①] 욕구 불만 보상 필요…수준에 맞는 의사소통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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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죽는다. 성적 때문에 혹은 학교 폭력 때문에. 어쩌면 무심한 말 한마디와 손가락질 때문에, 아이들이 죽는다. 아이들이 죽는 이유는 뭘까? 약해서 혹은 철이 없어서? '나 어릴적에는...' 이라는 어른들의 '향수'가 어쩌면 아이들의 숨통을 더 조이는 건 아닐까. 모두가 심각함을 알지만 아무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 대전 CBS는 부족하나마 아이들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6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1. '왜'를 묻고 현실적으로 답하라
2. 죽음도 성장한다
3. 내가, 죽은 그 친구였다면?
4. 해결해주려 하지 마세요…그냥 들어주세요
5. 정서 프로그램 정규 수업에 포함시켜야
6. 시민들이 나서자

죽거나 다치거나 혹은 휘두르거나 맞거나, 또는 훔치거나 뺏고 뺏기거나.

아이들 문제가 심각해진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모두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의 탈선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있다고 해도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다보니 대책 마련도 어렵다.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먼저 '왜 그랬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 '왜'를 묻고, 이유를 듣고, 현실적으로 답하라 = "학교 폭력이나 절도 등 이른바 '사고'를 친 애들한테 이유를 물으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이 뭔지 아세요? '그냥'이예요. 황당하지만, 그 애들 입장에서 이거 정답이에요. 진짜로 이유를 몰라요. 그 동안 진지하게 이유를 물어본 사람이 없었어요. 상담을 하다보면 왜 학교를 다니는지, 왜 죽으면 안 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아요."

18일 대전 유성 전민동 국제가족발달연구소 오선미 소장은 담담했다.

"아이가 사고를 쳤다면 왜 그랬는지를 물어보세요. 왜 그랬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무엇이 부족한 것인지를 파악해야 되니까요. 아이들의 질문에 답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그저 '알겠지'라는 막연함은 피해야 해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해요. 이상적으로 뜬구름 잡기 식으로 말하면 아이들은 비웃고 거리만 멀어져요. 안 되면 왜 안 되는지도 정확히 일러줘야 해요."

▲ 욕구불만을 보상할 수 있는 긍정적 답변을 찾아라 = "대부분 '사고'는 욕구 불만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그게 뜻대로 안됐을 때. 일부 아이들은 욕구 불만이 폭력 등의 행동으로 나타나지만, 당사자들조차 자신의 욕구 불만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유를 몰라서인데, '왜'를 물어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깨우칠 기회를 주세요."

"이유를 알았다면 이제 그 욕구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주세요. 게임이나 인터넷, 폭력 등 외연화 된 행동을 통한 보상이 아니라 긍정적인 보상 방법을 찾아서 알려주는 게 중요해요."

"꿈과 목적의식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앞으로 자신이 되고 싶거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깨닫게 해주세요.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 부여가 중요해요. 부모나 학교 상담센터는 대학 진로 상담에 치우쳐 있는데, 심리.인지적 차원의 상담이 병행돼야 해요."

"부모나 교사가 아이의 욕구 불만을 파악하지 못하고 '넌 왜 그러니'라고 하면 아이와의 관계는 단절되고 악순환만 거듭하게 돼요."

▲ 아이는 아이일 뿐...성인으로 대하지 말라 = 오 소장의 말은 계속됐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오히려 단순해요. 눈을 마주쳐 주세요. 자신을 뒤돌아보게 도와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 피부가 맞닿는 격려의 스킨십을 해주세요. 체구가 크다고 성인으로 봐서는 안돼요."

"대부분 상담 학생들의 부모도 문제가 있어요. 상대가 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아이 입장에서 대화하고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의사소통법이 필요해요."

"불우한 가정환경 등 어려운 주변 여건을 폭력 등 탈선의 이유로 제시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불우한 모든 아이들이 탈선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자기합리화에 불과하죠. 이런 자기합리화마저 용인해주는 건 옳지 않아요."

"아이들의 극단적 선택이 사회 전체 구조적 문제로, 비단 한 두가지 이유 때문으로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조그마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면 비극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내재화되는 거죠. 이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도 언제든 죽음이라는 방법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 소장은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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