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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육아품앗이·노인돌봄…보폭 넓히는 ‘생협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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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낙산사복지재단 댓글 0건 조회 3,192회 작성일 12-01-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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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두레생협, 돌봄기금 마련 소외계층 부양
살림의료생협은 1차 의료기관 운영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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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두레생협 자원활동가들이 조합원 가정을 방문해 ‘어르신 생신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웃 공동체’는 친밀감의 형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런 행사들은 생협의 중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다. 마포두레생협 제공
서울 마포구에서 유기농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박미현(48)씨는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가 시골에서 올라와 계실 때 난감한 경험을 했다. 일을 해야 해서 하루 종일 수발을 들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때 퍼뜩 떠오른 곳이 박씨가 조합원으로 있는 생활협동조합의 돌봄사업팀이었다. 박씨는 “다른 요양기관들은 장기 보호를 선호했는데, 이곳은 단시간이라도 흔쾌히 일을 맡아주고 어머니 말벗도 적극적으로 해줘 어머니께서 매우 좋아하셨다”며 “힘들 때 다행히 ‘이웃’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혜정(서울 은평구·33)씨도 동네에 있는 여성주의 의료생활협동조합 조합원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조합원들은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에 있는 텃밭에서 함께 퇴비를 묵혀 가며 유기농을 한다. 지난 초겨울까지 ‘소출’도 꽤 많아 김장까지 했다. 그는 “텃밭에서 여름에는 열무, 가을엔 배추 등을 길러, 따로 장을 볼 필요 없이 농사지은 것으로 일년 내내 밥상을 차렸다”고 자랑했다. 다음달 공식 창립 예정인 이 의료생협에서 진행하는 소모임은 등산·걷기·요리 등 9개나 된다.

‘생협적 복지’가 뜨고 있다. 생활협동조합들이 ‘제2의 변신’을 준비하면서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이기도 하다. 최근 일기 시작한 한국형 협동조합의 ‘변신 바람’은 주로 돌봄·건강 사업 분야에서 불어오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자신의 삶은 각자 알아서 돌보라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명령을 거스르며, 이들은 국가행정의 틈새에 놓인 일상의 위기를 지역 공동체 속에서 상호부조로 보완하려 한다. 서울 마포두레생협이 펼쳐가고 있는 ‘돌봄 두레’ 사업과 은평구 지역에서 출발하는 여성주의 의료생협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가칭)’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미산 공동육아에서 시작한 마포두레생협의 돌봄사업팀 ‘어깨동무’(노인장기요양 서비스)는 2009년 3월 설립돼 17명의 요양보호사들이 동네 어르신들을 돌본다. 어깨동무의 최수복 사회복지사는 “두레원(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께 딸처럼 안부를 묻고 마음에서 우러나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족 같은 관계를 맺고자 애쓴다”고 말했다. 노인 돌봄에 그치지 않고 이 생협은 조합원 6000명 가운데 450여명이 한 달에 1000원 이상 ‘돌봄기금’을 내, 아이 돌봄 품앗이, 지역사회 돌봄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수다방, 워크숍, 돌봄영화제 등도 진행한다. 조한소 두레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사회적 돌봄 위기를 생협의 공적 복지 개념으로 전환해 상호 호혜적인 복지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주의 의료생협인 ‘살림의료생협’은 의료·건강의 문제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시작했다. 2009년부터 준비모임을 꾸려 노후, 협동, 의료에 관심이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과 시민단체 활동가, 그리고 은평구 주민들을 꾸준히 모았다. 33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90% 이상이 여성이지만 남성들도 적극 활동하고있다. 연령대는 20~70대까지 다양하다.

유여원 사무국장은 “위계적인 환자-의사 관계에서 벗어나 협동하는 방식으로 건강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했다”며 “서로의 식습관·생활습관을 함께 돌보는 방식으로 생협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료생협은 이른바 ‘3분 진료’에서 벗어나 충분히 자신의 몸과 건강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주치의’ 방식의 일차 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9월께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성별 또는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이웃’이 될 수 있다는 여성주의적 관념에 동의하면 은평구 주민이 아니라도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유 국장은 “일상적인 관계와 돌봄이 가장 중요하다”며 “조합원 중에는 고령화나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어 민간보험을 해지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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