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복지재단 사랑의 연탄, 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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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701회 작성일 13-11-04 11:33본문
“우리는 스스로 참여해,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을 배우고, 생명의 귀중함과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며, 남에게 기쁨을 주는 행동으로 정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고, 일상생활에 봉사의 뜻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강원도 양양군의 초·중·고교생과 양양초등학교 가족봉사단, 낙산사 신도 등 364명이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단을 만들어 지역 주민과 함께 살기 위한 나눔을 실천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양양군 양양노인복지관 앞 공터에는 웃음이 넘쳤다. 양양군의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이 ‘연탄저금통’을 하나씩 들고 연탄 봉사를 위해 나왔다. 사회복지법인 조계종 무산복지재단(이사장 정념 스님)과 양양노인복지관(관장 우성 스님)이 마련한 ‘사랑의 연탄 나눔’에 스스로 참가한 학생들은 휴일에도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를 위해 자리한 것.
이사장 정념 스님은 “작은 연탄 한 장이지만, 양양 지역의 어른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과 정성으로 준비해 올겨울은 100도가 넘는 훈훈한 날이 될 것”이라며 청소년들의 참여를 매우 반가워했다.
정념 스님은 “우리는 양양 지역 어른들 때문에 복을 짓게 됐다. 여러분들이 모은 연탄 저금통의 정성에 오늘 연탄만 전달하기 아쉬워 무산복지재단도 급히 쌀 288포대를 준비했다”면서 “여러분의 따뜻한 정성이 어른들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할 것 같다”고 인사했다.
정념 스님은 “사랑의 연탄 나눔 자원봉사단은 올해뿐 아니라 우리 이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내년에도 함께 봉사하자”고 당부했다.
정상철 양양군수는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법적 보호와 함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민과 관 어느 한 부분에서만 할 수 없는 일이며 지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누어 지역공동체를 이루어 가자”고 당부했다.
정 군수는 “연탄 1장을 넘어 지역 어른들과 마음을 나누는 의미가 매우 크다”면서 “살기 좋은 양양군을 만드는 데 모두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단은 양양읍과 서면 장승리 일대 52가구에 5,200장의 연탄과 52포대의 쌀을 배달했다. 봉사단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을 주축으로 양양초등학교 가족봉사단과 낙산사 신도들이 동참했다.
이날 연탄 봉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학생들은 스스로 용돈을 모아 ‘연탄저금통’을 채웠고, 이날 봉사단 발대식에 1,500개의 저금통이 돌아왔다.
사항의 연탄 나눔 봉사단 발대식을 마친 후 봉사단은 걸어서 연탄을 배달할 가정으로 이동했다. 처마가 맞닿을 정도의 좁은 통로에 줄지어 선 학생들은 가을 가랑비를 맞으며 연탄을 한 장 한 장 옮겼다.
이사장 정념 스님은 이날 연탄 봉사에 나선 학생들에게 면장갑을 나눠주며 반가워했다. 학생들 손에 장갑을 끼워주고, 함께 연탄을 옮기면서 학생들에게 안부를 묻고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최옹년(82) 할머니는 학생들과 함께 연탄 배달을 온 정념 스님을 반갑게 맞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잊지 않고 찾아온 낙산사 스님에 감사했다. 정념 스님은 직접 쌀을 짊어지고 최 할머니 집을 찾아 방안에 쌀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정념 스님은 쌀을 전하고 학생들과 연탄을 집 처마 밑에 쌓은 후 지갑을 털어 최 할머니에게 용돈을 주었다.
최옹년 할머니는 “하루에 2~3장의 연탄을 때는 데, 이렇게 학생들과 스님이 연탄을 가져다줘 올겨울 따뜻하게 보내게 됐다”면서 “쌀과 용돈까지 줘서 너무 고맙다. 스님의 마음씀이 더욱 고맙다”고 인사했다.
최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낙산사를 기억했다. 그는 “작년에 낙산사에 놀러 갔다. 화재 나기 전보다 더 좋아진 절을 보고 놀랐다. 나이가 들어 잘 걷지도 못해 자주 가기는 어렵지만, 낙산사가 더 좋아져 반갑다”고 했다.
낙산사는 화재 후 ‘절 복원 불사’만 한 것은 아니다. 무산복지재단을 만들어 산하에 낙산요양원과 낙산사노인복지센터, 양양군노인복지관, 무산지역아동센터, 의상도서관, 양양시니어클럽 등을 만들어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청소년 문화사업과 꿈드림 장학사업, 노인복지과 지역 복지사업을 꾸준히 펼쳐, 이제 낙산사는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되는 공동체의 중심이 됐다.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단에 초·중·고등학생 3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근본 힘은 낙산사의 복지활동 때문이다. 양양초등학교 6개 학년 전교생이 700여 명에 불과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한 학년이 100여 명에 불과한 데도 봉사단에 3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은 양양군내 학생 절반이 참여한 것과 같다. 청소년 스스로가 참여한 이유는 낙산사와 무산복지재단이 그동안 청소년들을 위해 해 온 눈에 보이지 않는 일 덕분이다.
2009년 개관한 무산지역아동센터는 60억 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양양지역 85명의 학생이 공부방을 이용했고, 유치원에서는 150여 명의 유아가 쑥쑥 자랐다. 지금은 무산지역아동센터와 의상도서관에 매일 300~400여 명의 학생이 찾아와 공부한다. 양양군의 학생 절반이 낙산사가 세운 복지기관에서 공부하는 것 심지어 플롯도 무료로 배운다. 사교육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것. 낙산사 장학생들은 매년 서울이나 경주로 문화체험 활동 기회도 받는다.
낙산사는 양양 지역 초, 중, 고 학생들에게 매년 4천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절에서 준다는 소리도 듣기 싫어 지역 학교 교장들이 추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전달된다. 8년 전부터는 양양지역 초등학생 3천 명에게는 책이 전달된다. 강원 파라미타연합회에도 6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정념 스님은 “절 복원과 함께 지역사회에 낙산사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다. 낙산사를 복원하는 불사와 함께 복지시설 건립도 동시에 진행했다.”면서 “이제 낙산사는 양양군 지역공동체 회복의 중심에 섰지만, 앞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걱정이다. 쌓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낙산사와 낙산사 복지시설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고 했다.
낙산사는 유명하다. 관음성지로, 적국 최고의 기도처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무료 국수공양으로, 지역공동체 봉사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한 때 낙산사 대중들이 국수공양을 유료로 전화하자고 제안했단다. 대중들은 며칠을 고민했다. 매년 10만 명 이상 먹는 국수 값이 부담이었단다. 대중들은 정념 스님에게 ‘무료 국수공양’을 그만두거나 유료로 전환하자고 제의했지만, 한칼에 잘렸다. 정념 스님은 무료 국수공양을 없애자던 대중에게 ‘해고’를 통지했단다. 국수 한 그릇을 아까워하면서 무슨 포교를 하겠다는 것이냐, 무료 국수공양을 없애자는 너만 없으면 낙산사가 산다면서 말이다.
정념 스님은 “절에는 10만 명에게 국수를 먹이는 일이 부담일 수는 있지만 받는 사람은 그저 국수 한 그릇일 뿐이다.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돌아가겠지만, 낙산사와 불교에 대한 기억은 평생 남을 텐데 국수 한 그릇 값을 아까워해서야 되느냐”고 말했다.
무산복지재단과 양양군노인복지관은 지난해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 양양지부를 맡아 지역에 33,200장의 연탄을 지원했다.
올해는 285가구에 28,500장과 쌀 10kg 285포대를 지원한다. 양양군 초·중·고등학생과 낙산사 유치원 어린이, 무산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연탄나눔 저금통을 채워 복지관에 맡겼다. 발대식 직전까지 학생들이 모아 맡긴 금액이 약 638만 원이다. 모금액에 무산복지재단 바자 수익금도 더했다.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단은 12월 31일까지 양양군 관내에 연탄을 쓰는 저소득 가정에 연탄과 쌀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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